쉼없이 귀에서 소리가 들린다면 얼마나 불편할지 생각해본 적 있는가. 외부의 소리 자극 없이 귀속에서 느껴지는 소리를 이명(耳鳴, tinnitus)이라 한다. 이명은 ‘삐-’ 소리에서부터 바람이 부는 소리, 북소리, 천둥소리, 심장박동 소리 등 다양하게 나타나며, 내이질환(20%), 지속적인 소음 노출(15%), 외상(13%), 상기도염(3%), 스트레스 등이 원인이 되기도 하고, 원인을 추정할 수 없는 경우(29%)도 있다.
이명은 그저 귀의 불편감으로 끝나지 않고 불면이나 불안증을 유발하기도 하며, 타인에게는 느껴지지 않기 때문에 이명으로 인한 불편과 괴로움은 오로지 환자 몫이 되어 우울감으로 이어지기도 하는 만큼 원인을 찾아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이명의 원인이 질환이거나 기질적인 문제라면 질환을 치료해서 개선할 수 있다. 하지만 한의원을 찾는 분들은 여러 병원에서 ‘원인을 알 수 없다’고 듣거나 ‘노화로 인한 것’이라는 진단을 받은 경우다. 나이가 들면 얼굴에 주름이 지는 것처럼, 나이가 들수록 청력이 떨어지고 이명이 발생할 수 있으나 삶의 질이 떨어지는 것은 다르게 접근해야 한다.
한의학에서는 이명을 단지 청신경이나 고막의 문제로만 보지 않고, 신체의 불균형, 기혈저하, 면역력 약화, 신체 불균형 등 다양한 관점에서 접근하여 귀의 기능을 살핀다. 스트레스로 인한 심화(心火), 간화(肝火), 과로나 영양불균형, 노화 등으로 인한 신허(腎虛), 간신휴손(肝腎虧損), 비위기허(脾胃氣虛) 등도 귀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 그 중 에서도 한의학적으로 귀와 가장 연관이 깊은 장기는 ‘신장(腎臟)’이다. 신장의 기운이 약해지면 이명, 이롱(耳聾), 어지러움, 요통, 무릎시림, 관절통 등이 발생할 수 있다.
체질과 현재 건강상태에 맞는 한약 처방을 통해 장부의 균형을 맞추면서 신장의 기능을 강화한다. 경추(목)의 구조적 문제는 안면부 혈액순환을 방해하기 때문에 인체 상부로 혈액순환을 개선하기 위해 ‘침뜸(鍼灸)’치료를 병행한다. 환자에 따라서는 한약 복용보다 침, 뜸, 부항 치료가 중요해지기도 한다. 근육 뭉침이나 기혈상태에 따라서 한약 성분을 추출한 약액을 주입하는 ‘약침’요법을 함께 시행하기도 한다.
스트레스, 과로, 신경성 등 일시적으로 나타났다 사라지는 이명의 경우 생활관리를 통해 귀 건강을 챙기면 된다. 하지만 반복적인 이명 발생이나 지속적인 이명이라면 인체의 밸런스가 깨져 나타난 하나의 증상임을 명심하고 한의치료를 통해 건강을 회복하길 바란다.
보생조한의원 원장 조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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