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진 의원이 국민의힘 대구시당에서 시당위원장직 출마선언 및 기자회견을 하고있다.
국민의힘 대구시당위원장직이 사상 처음으로 경선을 통해 선출된다.
기존 합의 추대 관례가 깨진 가운데, 권영진 의원(대구 달서병)이 9일 대구시당에서 출마를 공식 선언하며 선거전에 불을 지폈다. 뒤이어 이인선 의원(대구 수성을)도 후보 등록을 마치면서 본격적인 경쟁에 들어갔다.
권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대구는 지금 정치적 리더십과 행정 중심의 공백 상태에 처해 있다”며 “시당이 먼저 혁신의 중심에 서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보수의 심장인 대구가 정체와 안일에 빠져 우물 안 개구리가 되어버렸다”며 “경쟁이 없는 조직은 퇴보한다. 밀실 합의 대신 당원들의 선택을 받겠다”고 강조했다.
권 의원은 대구시장 8년의 행정 경험과 현재 국회의원으로서의 입법 역량을 바탕으로 대구 정치의 재정비를 이끌겠다고 밝혔다.
특히 시당위원장으로서 ▲대구시와 국회의원 간 정책·예산 협의 정례화 ▲지역 현안별 테스크포스(TF) 운영 ▲당원투표제 시범 도입 ▲정책네트워크 구축 ▲공천의 공정성·투명성 강화 등 5대 비전과 15개 세부 공약을 제시했다.
권영진 의원이 시당위원장 후보 등록을 하고 있다.
권 의원은 “25년간 당을 지켜오며 위기 때마다 몸을 던졌던 정치인으로서, 이번 시당위원장 선거가 대구 정치의 전환점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대구시당위원장은 그간 지역 국회의원 간 연장자 순에 따른 합의 추대 방식으로 선출돼 왔다. 그러나 이번에는 해당 관례를 따르지 않고 경선을 통해 선출하기로 하면서 이례적인 상황이 벌어졌다.
같은 날 오후, 이인선 의원도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열고 권 의원의 일방적인 출마에 유감을 표했다. 이 의원은 TK 공동현안 협의회 운영, 지역 정책 전략회의 등 협치와 연대를 강조하는 공약을 내세웠다.
한편, 국민의힘 대구시당은 후보 등록 마감 후 선거관리위원회 회의를 열어 경선 일정 및 방식 등을 확정할 계획이며, 강대식 현 위원장의 임기 종료에 따라 이달 말까지 새 위원장을 선출할 예정이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시당위원장이 가지는 공천 영향력과 상징성 또한 이번 경선의 배경 중 하나로 보고 있다. 정치적 혼란 속에서도 공정하고 유의미한 경쟁이 이뤄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