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바꿔치기 정황…대구 기초의원, '방조 의혹' 경찰 수사 착수
음주운전을 방조한 혐의로 대구의 한 기초의원이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의원 본인이 술을 마신 상태에서 직접 운전대를 잡은 뒤, 동승자에게 운전을 맡긴 사실이 드러나면서 도덕성과 책임 회피 논란이 일고 있다.
대구 성서경찰서는 대구 남구의회 소속 정 모 의원에 대해 '음주운전 방조' 혐의 여부를 조사 중이라고 6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정 모 의원은 지난 4월 26일 오후 대구 달서구의 한 음식점에서 지인 B씨와 술을 마신 뒤 자신의 차량을 운전해 이동했다. 이후 정 모 의원은 B씨와 자리를 바꿨고, B씨가 운전하던 차량은 같은 날 오후 9시 55분경 음주단속에 적발됐다.
단속 당시 B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정지 수치였고, 정 모 의원 역시 음주 상태였으나 0.03% 미만으로 훈방 대상이었다. 경찰은 B씨를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혐의로 입건해 검찰에 송치했으며, 정 모 의원에 대해서는 동승자의 음주운전을 방조했는지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정 모 의원이 B씨에게 음주운전을 하도록 요구했는지, 운전 교대를 지시했는지 등을 수사 중”이라며 “혐의가 확인되면 입건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당시 상황이 담긴 영상에는 정 모 의원이 식당을 나와 동승자 B씨와 함께 차량에 탑승하고, 본인이 직접 운전석에 앉는 장면이 포착됐다. 이후 경찰이 차량을 정지시키자 운전석에서 내린 사람은 B씨였다.
정 모 의원은 수차례 연락에도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 사회 일각에서는 “공직자의 도덕적 해이가 도를 넘었다”며 철저한 수사와 정치적 책임을 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