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비 내리는 저녁, ‘전’ 한 접시에 ‘탁주’ 한 잔의 여유
  • 정말봉 객원기자
  • 등록 2025-06-05 13:39:33
기사수정
  • 해인식당
  • 우리 동네 핫플_이 가게 어때?



계절이 서서히 여름으로 접어들고 있다. 며칠간 이어진 비는 봄의 끝자락을 적시고, 이젠 여름이 성큼 다가오는 느낌이다. 이런 날, 퇴근길에 촉촉하게 젖은 거리를 걷다 보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것이 있다. 갓 부쳐낸 따끈한 전과 시원한 탁주 한 잔. 하루의 피로를 내려놓고 싶은 마음이 전과 술 한 잔에 스며드는 저녁이다.


하지만 수많은 전집과 주점들 속에서 입맛에 꼭 맞는 집을 찾는 일은 생각보다 어렵다. 그렇게 여러 곳을 헤매다 우연히 발견한 곳이 있다. 대구 이곡동, 한샘아파트 상가 한켠에 숨어 있는 노포 감성의 식당, 바로 이곳이 그런 곳이다.


간판은 크지 않지만 문을 열고 들어서면 제법 넉넉한 공간이 펼쳐진다. 테이블 간 간격도 여유 있어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식사와 술자리를 즐기기 좋다. 상가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지만 공간이 넉넉한 편은 아니기에 한 잔을 생각한다면 대중교통 이용이 현명하다. 인근에 성서한샘타운 버스정류장이 있어 접근성도 좋은 편이다.


이곳의 메뉴는 노포답게 다양하다. 홍어삼합과 가오리무침 같은 별미부터 찜류, 전류, 볶음류, 탕류까지 약 30여 가지가 넘는 다양한 안주들이 마련되어 있어 무엇을 고르든 실패가 없다. 점심식사 메뉴도 따로 구성되어 있어 낮에도 손님이 끊이지 않는다.


특히 눈에 띄는 메뉴는 김치전과 땡초부추전.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김치전은 해물의 감칠맛과 김치의 깊은 맛이 어우러져 전통의 맛을 그대로 살려낸다. 땡초부추전은 매콤한 청양고추가 아낌없이 들어가 있어, 전의 느끼함을 잡아주며 술안주로 제격이다. 여기에 곁들이는 동동주는 이곳만의 독특한 풍미로 입맛을 사로잡는다.


전이 조금 느끼하다 싶을 때는 알곤탕이나 오뎅탕으로 깔끔하게 입가심할 수 있다. 알곤탕은 명란과 곤이를 푸짐하게 넣고 미나리와 콩나물로 개운한 맛을 더해 해장용으로도 제격이며, 오뎅탕은 깊은 육수와 푸짐한 건더기로 든든하게 속을 채워준다.


식사까지 겸한다면 두부두루치기와 오삼불고기도 빼놓을 수 없다. 두부두루치기는 부드러운 두부와 매콤한 양념이 어우러져 밥도둑 역할을 톡톡히 하고, 오징어와 돼지고기의 조화가 일품인 오삼불고기는 씹을수록 중독성 있는 매력을 자랑한다.


무심코 지나칠 법한 상가 안쪽, 낡고 소박한 외관 너머엔 따뜻한 사람 냄새와 정겨운 음식이 있다. 하루의 고단함을 털어내고 싶은 날, 혹은 오랜만에 지인들과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우고 싶은 저녁이라면 이곳이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오늘 같은 날, 비 내리는 저녁에 마음 편히 앉아 따끈한 전과 시원한 한 잔을 나눌 수 있는 곳. 이곡동의 오래된 식당 한켠에서, 삶의 여유를 다시 한 번 되찾아보자.  


☞달서구 선원남로77 한샘아파트 상가(이곡동 1306-1) / 문의 ☎053-583-0710  


TAG
0
푸른방송_241205
계명문화대_241224
대구광역시 달서군 의회
으뜸새마을금고
대구FC_241205
이월드_241205
영남연합포커스_241205
한국인터넷뉴스영남협회
구병원_241205
인기글더보기
최신글더보기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