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24시바른동물의료센터 이정석 대표원장
따스한 봄날, 햇살 아래 반려견과 함께하는 산책은 보호자와 반려견 모두에게 가장 행복한 시간이다. 그러나 이 평온한 일상 뒤에는 치명적인 위협이 숨어 있다. 풀숲이나 나무줄기에 잠복해 있다가 반려견의 몸으로 옮겨가는 ‘진드기’다.
진드기는 단순한 흡혈충이 아니다. 각종 치명적인 전염병을 옮기는 위험한 외부 기생충이다. 최근에는 반려견의 생명을 위협하는 바베시아증은 물론, 사람에게까지 전염될 수 있는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까지 주의 대상이 되고 있다.
진드기는 반려견의 피부에 이빨을 깊숙이 박고 혈액을 빨아들이는 과정에서 타액 속 세균이나 바이러스를 전파한다. 이로 인해 발생하는 바베시아증은 적혈구를 파괴해 심각한 빈혈과 황달을 유발하고, 콜라색의 짙은 소변을 동반하기도 한다. 치료 시기를 놓칠 경우 다발성 장기부전으로 이어질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일명 ‘살인 진드기’로 불리는 작은소피참진드기가 매개하는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은 더욱 위험하다. 감염 시 고열과 구토, 설사 증상이 나타나고 혈소판 수치가 급격히 감소한다. 현재까지 뚜렷한 치료제나 백신이 없어 치사율이 높은 데다, 감염된 반려견의 혈액이나 타액을 통해 사람에게도 전파될 수 있는 인수공통전염병이라는 점에서 경각심을 높이고 있다.
최근 대구 지역에서도 산책 이후 진드기 감염으로 인한 바베시아증과 SFTS 의심 사례가 잇따르면서 예방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진드기 감염을 막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예방이다. 먹는 약이나 바르는 형태의 외부 구충제를 매달 규칙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다. 산책 시에는 풀이 무성한 지역을 가급적 피하고, 산책 후에는 발가락 사이와 귀 안쪽, 겨드랑이 등 피부가 연약한 부위를 중심으로 진드기 부착 여부를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반려견의 몸에서 진드기를 발견했다면 손으로 무리하게 잡아 뜯거나 비틀어서는 안 된다. 억지로 제거할 경우 진드기의 이빨이 피부에 남아 염증을 유발할 수 있고, 몸체가 터지면서 감염 위험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전용 핀셋을 이용해 이빨까지 포함해 제거하거나, 가까운 동물병원을 찾아 전문가의 처치를 받는 것이 안전하다.
진드기는 작지만 그 위험성은 결코 작지 않다. “우리 아이는 괜찮겠지”라는 안일함보다 “매달 빠짐없는 예방”이 반려견과 보호자 모두의 건강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산책 전후의 작은 관심이 반려견과의 행복한 일상을 지키는 첫걸음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대구 24시 바른동물의료센터 / 이정석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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