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속을 편안히 채워주는 따뜻한 한 끼가 떠오르기 마련이다. 자극적이지 않으면서도 든든한 음식을 찾는다면, 뜨끈한 칼국수만큼 좋은 선택도 드물다. 흔하게 접하는 국수지만 이제는 한 끼 식사로 당당히 자리 잡은 요즘, 다사읍 매곡에 자리한 ‘다사장수칼국수’는 좋은 선택지가 된다.
가게는 왕선초등학교에서 세천교 방면 육교가 있는 네거리 안쪽, 죽곡어린이공원 맞은편에 위치해 찾기 쉽다. 성서행복한교회와 대각선으로 마주한 지점이며, 인근 공원을 이용할 수 있어 주차 걱정도 덜 수 있다. 접근성이 뛰어난 점도 장점이다.
칼국수 전문점답게 메뉴 구성은 면 요리를 중심으로 이루어져 있다. 바지락칼국수, 장수칼국수, 비빔칼국수, 들깨칼국수, 메밀막국수, 비빔막국수, 잔치국수 등이 준비돼 있으며, 면을 선호하지 않는 이들을 위한 돈가스, 불향낙지, 손두부 등 식사류도 갖추고 있다. 해물파전, 감자전, 새우튀김, 수육 같은 사이드 메뉴도 다양해 취향대로 고를 수 있는 폭이 넓다.
가게 앞 간판은 소박하지만 따뜻하다. 화려한 장식 없이도 동네 주민들의 발길을 자연스레 이끄는 힘이 있다. 몇 번 스쳐 지나가다 문득 들어가게 되는 곳, 문을 여는 순간 오래 다니던 단골집 같은 편안함이 느껴진다.
내부는 크지 않지만 단정하고 정갈하다. 테이블은 깔끔하게 정리돼 있으며, 벽면에는 군더더기 없는 메뉴 안내와 함께 ‘진심’을 느낄 수 있는 문구가 자리하고 있다.
“다사장수칼국수는 직접 면을 뽑아 사용하며, 명품 고급 생면 밀가루를 선택하여 부드럽고 쫄깃한 식감을 자랑합니다. 칼국수에 사용되는 조개는 제철 조개를 최우선으로 선택하며, 신선하고 활기찬 조개만 사용합니다.” 가게의 고집이 고스란히 담긴 문장이다.

이날 맛본 메뉴는 바지락칼국수와 들깨칼국수.
바지락칼국수는 맑고 시원한 국물의 정석을 보여준다. 첫 숟가락에 마음까지 풀리는 맛이다. 투명한 국물 속에 은근한 바다 향이 스며 있고, 바지락은 넉넉히 들어가 감칠맛을 더한다. 면발은 탱글하고 쉽게 퍼지지 않아 끝까지 안정적인 식감을 유지한다.
들깨칼국수는 한 숟가락을 넘기는 순간 다시 젓가락을 들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고소한 들깨 향이 입안을 감싸며 ‘집에서 엄마가 끓여주던 칼국수’ 같은 편안함을 건넨다. 과하게 개성을 드러내기보다는 누구에게나 사랑받을 만한 정석적인 맛이다.

최근 새로 선보인 물닭갈비 역시 빼놓을 수 없다. 넉넉한 양과 깊은 맛의 육수가 먼저 만족감을 준다. 담백한 닭고기에 신선한 채소, 당면, 라면사리까지 더해 조화를 이루는데, 흔히 떠올리는 철판 볶음식의 닭갈비와 달리 탕 형태로 즐기는 점이 특징이다. 은근 칼칼함 속에 양념이 촘촘히 배어 있어 ‘밥도둑’이라는 표현이 아깝지 않은 메뉴다. 개인적으로 꼭 맛보길 권하고 싶은 메뉴다.
국수는 흔한 음식이지만, 그 흔함 속에서 ‘진심’을 담아내는 집을 찾기란 쉽지 않다. 가까운 곳에서 담백한 위로가 되는 한 그릇을 찾는다면 이곳 ‘다사장수칼국수’를 추천한다. 화려하지 않지만 조용히, 그러나 확실하게 말하는 맛이다.
오늘 유난히 지쳤다면, 따뜻한 손맛이 그리워진다면? 이곳은 그 마음을 충분히 채워줄 것이다.
☞달성군 다사읍 대실역북로2길 159(매곡리 1519) / 문의 ☎053-585-25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