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심 속을 걷다 보면, 문득 시간의 속도를 잠시 늦춰주는 공간들을 발견하곤 한다. 대구 달서구 송현동 인근의 한 사진관이 바로 그런 곳 중 하나이다.
오래된 간판과 낡은 유리문은 처음 방문하는 사람에게도 묘하게 익숙하고 편안한 느낌을 주며, 마치 오래된 친구의 집을 찾은 듯한 따스함을 전한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아담한 공간이 눈앞에 펼쳐진다. 한쪽 벽면에는 세월의 흔적이 묻은 사진들이 가지런히 걸려 있고, 그 옆에는 다양한 카메라와 조명, 오래된 삼각대가 자리하고 있다. 단상 한가운데 놓인 작은 의자는 혼자 있을 때 다소 처연한 느낌을 주지만, 그 자리에서 찍힌 사진 속 사람들의 행복한 표정을 떠올리면 공간 전체가 따뜻하게 느껴진다.

사진관 사장님은 오랜 시간 수많은 사람들의 얼굴을 사진 속에 담아왔다. 그 결과물 중 일부는 사진관 자체의 일부처럼 공간을 장식하며, 방문객에게 특별한 추억을 전한다.
사장님은 항상 인자한 미소를 띠고 계신다. 그 이유를 묻자 이렇게 말씀하셨다.
“사진을 찍는 순간,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도 모르게 미소를 짓게 된다. 그 행복한 순간을 담은 사진을 곁에 두고 있는 저 역시 자연스레 행복해지는 것 같다.”
이 사진관의 또 다른 매력은 아날로그적 정취와 최신 기술의 조화이다. 오래된 카메라와 장비에서 풍기는 정감과 함께, 사진 수정 및 복원 기술은 현대적 수준으로 발전해 있어, 오래된 사진을 새 생명처럼 되살릴 수 있다. 손때 묻은 사진 한 장이 다시 살아나는 과정을 지켜보는 일은, 그 자체로 작은 감동이 된다.
사장님은 방문객에게 이렇게 권한다.
“사진은 단순한 기록이 아니라, 시간을 담는 그릇이다. 오늘 찍은 한 장이 나중에 누군가에게 큰 의미로 남을 수도 있다.”
아날로그의 온기와 사람들의 이야기가 가득한 이 공간은, 바쁜 일상 속 잠시 멈춰 서서 지난 시간을 돌아보게 만드는 작은 쉼터이다.
☞달서구 송현로 149(송현2동 594-24) / 문의 ☎053-622-20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