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달서구 용산2동, 행정복지센터 뒤편으로 난 조용한 골목길. 그 길을 따라 들어가면 작은 간판 하나가 눈에 띈다. 작고 아담한 가게이지만, 그 안에서는 진한 구수함과 정성 어린 밥상이 하루 두 번 차려진다. 이곳은 청국장과 보리밥으로 사랑받는 ‘봉화옥방맛집’이다.
별도의 주차장은 없지만, 가게를 찾는 발걸음은 끊이지 않는다. 평일에만 장사하는 이곳은 오전 11시 30분부터 오후 2시 30분까지 점심 영업, 그리고 오후 5시부터 밤 10시까지 저녁 영업이 이어진다.
이곳의 대표 메뉴는 단연 보리밥(7,000원)과 청국장(8,000원)이다. 청국장은 깊게 발효된 청국장 콩을 베이스로 두부, 파, 무를 듬뿍 넣어 끓인다. 뚝배기 속에서 보글보글 끓어오르며 퍼져 나오는 향은 문 앞까지 손님을 이끈다. 구수하고 진한 향은 식욕을 자극하고, 한 숟가락 떠먹으면 부드럽게 풀어진 콩과 시원한 국물이 입안을 감싼다.

특유의 청국장 냄새가 부담스럽다는 이들도, 이곳의 청국장을 맛보면 생각이 달라진다.
보리밥은 그야말로 건강한 한 끼다. 콩나물, 시금치, 무생채 등 나물과 계란후라이가 얹어진 양푼이 그릇에 보리밥과 구수한 청국장을 듬뿍 넣어 비비면, 그 순간이 바로 이 집의 ‘하이라이트’다. 한 숟갈 입에 넣으면 보리밥의 고소함, 나물의 향긋함, 청국장의 진한 맛이 조화롭게 어우러진다.
기본 반찬은 늘 6가지가 나온다. 제철과 상황에 따라 조금씩 바뀌지만, 하나같이 집밥의 정갈함이 묻어난다. 사장님은 반찬도 직접 다듬고 손질하며 정성들여 준비한다. “내 가족이 먹는 밥상”이라는 생각으로 만든다니, 그 마음이 음식에서도 그대로 전해진다.
메뉴판에는 청국장과 보리밥 외에도 제육볶음, 오징어볶음, 돼지찌개 등이 준비되어 있다. 매콤하고 짭조름한 제육볶음은 보리밥과 환상의 궁합을 자랑하고, 오징어볶음은 적당한 매운맛으로 밥 한 그릇을 금세 비우게 만든다. 돼지찌개는 돼지고기와 김치를 듬뿍 넣어 푹 끓여내 깊고 시원한 맛을 낸다.
고소하게 부쳐낸 감자전은 바삭함 속에 촉촉한 감자의 맛이 살아 있고, 향긋한 부추전은 막걸리 한 잔이 절로 생각나는 맛이다. 근처 직장인들이 점심에 단체로 들르기도 하고, 인근 주민들이 저녁에 가족과 함께 오기도 한다. 간혹 멀리서 일부러 찾아오는 단골도 있다.
이 작은 가게는 규모는 크지 않지만, 음식 하나하나에 깃든 정성과 건강함이 손님들을 사로잡는다. 특히 보리밥과 청국장은 ‘한 번 먹으면 다시 찾게 되는 맛’이라는 평이 많다. 대구에서 진짜 청국장과 보리밥을 찾는다면, 이 골목 안 가게가 답이다.
변화가 빠른 세상 속에서도, 이런 소박하고 진정성 있는 밥집은 여전히 우리의 식탁과 마음을 든든하게 채워준다. 용산2동 골목길, 그곳에서 오늘도 구수한 청국장 향이 퍼지고 있다.
☞달서구 성지로16길 35(용산동 455-9) / 문의 ☎053-583-8807
